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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의 공학적 보존법

천연 항균 소재(마늘·계피 추출물)를 활용한 장류 보존 연구

1. 장류의 저장성 문제와 천연 항균제의 필요성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전통 장류는 한국의 식문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발효식품이다. 그러나 장류는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저장 중에도 품질 변화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곰팡이나 잡균의 오염으로 인해 위생 문제가 제기되며, 장기간 보관 시 색상, 향미, 조직감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합성 보존제를 활용하거나 염도를 높여 미생물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건강 지향적 소비 패턴과 클린 라벨(Clean Label)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화학적 보존제 대신 천연 항균 소재를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중 마늘과 계피는 오랜 기간 식품과 의약 분야에서 항균·항산화 효과가 입증된 소재로, 장류의 위생적 안정성 확보와 동시에 기능성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2. 마늘 추출물의 항균 메커니즘과 장류 적용성

마늘에는 알리신(allicin), 다이알릴 디설파이드(diallyl disulfide) 등 황화합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강력한 항균 활성을 나타낸다. 알리신은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합성 경로를 차단하여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 모두에 억제 효과를 보인다. 특히 장류 저장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곰팡이(Aspergillus, Penicillium)**와 **식중독균(Escherichia coli, Staphylococcus aureus)**에 대해 높은 항균 활성을 보여, 화학적 보존제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마늘 추출물은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 산화적 갈변이나 산패를 억제하여 장류의 색상 및 향미 안정성 유지에도 기여한다. 다만, 마늘 고유의 강한 향이 장류의 전통적 풍미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따라서 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항균 효과를 극대화하는 추출·정제 기술과 미세캡슐화 공법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3. 계피 추출물의 보존 효과와 품질 안정성

계피에는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 유제놀(eugenol) 등 휘발성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세포막 손상과 대사 억제를 통해 강력한 항균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계피 추출물은 곰팡이의 포자 발아 억제에 효과적이어서, 장류 표면에서 자주 발생하는 곰팡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계피 성분은 지질 산화 억제 효과를 가져 장류의 산패 방지 및 저장성 향상에 기여한다. 여러 연구 결과, 소량의 계피 추출물을 첨가한 장류는 저장 6개월 이후에도 품질 저하가 최소화되었으며, 색상 및 향미에서도 소비자 기호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량 첨가 시 계피 특유의 강한 향이 전통 장류 고유의 풍미를 왜곡할 수 있어, 적정 농도 조절 및 복합 배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계피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소비자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천연 항균 소재(마늘·계피 추출물)를 활용한 장류 보존 연구

 

4. 천연 항균 소재 기반 장류 보존의 산업적 전망

마늘과 계피 추출물을 활용한 장류 보존 기술은 단순히 저장 기간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건강 기능성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두 소재는 항균성과 항산화성을 동시에 지니므로, 장류가 지닌 전통적 영양학적 가치와 결합하여 프리미엄 건강식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산업적 관점에서 마늘·계피 추출물은 액상, 분말, 또는 미세캡슐 형태로 적용 가능하며, 기존 장류 제조 공정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연구는 최적 첨가 농도, 복합 소재 배합, 향미 조절 기술, 장기 저장 실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또한 ESG 경영 측면에서도 화학 보존제를 줄이고 천연 항균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마늘·계피 추출물을 기반으로 한 장류 보존 연구는 전통 발효식품의 현대적 재해석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 기술이 될 것이다.